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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ck's Choice]/Movie & Drama Choice

# 영화 <애드 아스트라> 리뷰, 우주안에 담긴 철학

by icepack788 2019. 10. 28.

역경을 헤치고 별을 향하여(PER ASPERA AD ASTRA).

 

출처: [다음 영화]

가장 먼 우주에 대해 이야기하는 듯하지만 한 사람의 가장 깊은 내면을 들여다보는 영화일지도 모른다. 우주를 배경으로 했음에도 단순한 공상영화가 아닌 이유다. 작품은 그저 하나의 인간일 뿐인 우주비행사와 그들의 의식에 시선을 돌렸다. 배우 브래드 피트가 연기 인생 처음으로 SF장르에 도전해 주목을 받은 영화 `애드 아스트라` 얘기다.

흐르는 세월과 함께 중년에 접어든 브래드 피트가 출연하고 제작도 맡았다. 그는 자신이 2002년 세운 제작사 플랜비(PLANB)를 통해 `노예12년`, `옥자`, `바이스` 등을 내놓으며 통찰력 있는 안목을 보여왔다. `잃어버린 도시Z` ,`이민자` 등을 연출하며 다수 국제 영화제에서 인정 받은 제임스 그레이 감독이 맡은 첫 SF영화이기도 하다. 

인터스텔라, 그래비티, 마션으로 대표되는 SF영화 3대장과 결을 달리하는 작품이다. 미지의 과학이론이나 우주에서 일어난 불의의 사고보다 끝없는 비행과 막중한 임무를 떠맡은 개개인의 우주비행사들을 인간적으로 조명했다. 그레이 감독은 "만약 우주에 아무것도 없다면, 우리가 헤아릴 수 없는 공허함만 있다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에서 시작했다며 기획 의도를 밝힌 바 있다.

드넓은 스크린에 그려진 영상미는 좀처럼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관객은 `인터스텔라` `덩케르크`에서 예술적인 경지를 보여줬던 호이트 반 호이테마 촬영감독을 믿고 즐기기만 하면 된다. 장면 장면마다 클로즈업되는 브래드 피트의 눈가 주름, 얼굴 표정엔 찰나의 감정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애드 아스트라 줄거리 및 리뷰( 스포일러 포함!! )


출처: [다음 영화]

영화는 엘리트 우주비행사 `로이 맥브라이드`가 수십 년 전 우주탐사 중 실종됐던 부친을 찾아 해왕성으로 향하는 여정을 담았다. 그는 아버지가 인류의 영웅이라 믿어왔지만 지구 전체에 치명적인 위협을 가하는 재난 `서지(The Surge)`의 주범이라는 사실과 마주한다. 믿고 있었던 모든 것이 흔들리고, 아버지가 살아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과 함께 그를 막아야한다는 임무를 맡게 된 로이는 해왕성으로 향하게 된다. 주인공인 로이가 어떤 사태 앞에서도 무통(無痛)의 인간처럼 행동하지만 진실에 다가가면서 점차 마음 깊숙이 숨겨져 있던 감정을 깨닫게 된다.

앞서도 말했듯이 기존 SF영화와는 다르다. 영화 안에 담겨 있는 철학과 생각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이 영화는, 고요하고 느린 것이 특징이다. 웅장함, 스펙터클, 큰 스케일이 나오는 영화가 아니다보니까 관객수가 적었던 것 같다. 우주라는 배경에 '소우주'인 인간에 대해서 탐구하고 성찰하는 영화랄까. 브래드 피트의 연기도 뛰어났다. 브래드 피트가 연기한 '로이 맥브라이드'의 감정, 내면을 깊숙하게 조명하는 것이 이 영화의 또 다른 특징인데 특히 독백 연기에서 잘 드러났다. 

출처: [다음 영화]

`서지(The Surge)` 사태의 주범인 아버지는 아들인 '로이'와 아내를 버리고 자신의 꿈을 위해서 우주로 향했다. 아버지를 평생 원망하고 그리워했지만, 결국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인지 '로이'도 그의 아버지와 매우 닮아있었다. 똑같은 삶을 걷고 있는 부자는 무엇을 위해서 그토록 우주로 나아가고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영화를 보면서 문득 들었다. 그들이 찾고 있는 것은 과연 우주에 있는 것인가, 그들의 내면에 있는 것인가. 아무것도 없는 절망과 공허 속에서 '로이'는 허무를 강하게 느끼고 깨닫게 된다. 사랑을 그리고 사람을. 이러한 것들이 없으면 어디서 무엇을 하든 그곳은 우주와 같은 곳이라고.

 

이 영화는 만들 때 "만약 우주에 아무것도 없다면? 헤아릴 수 없는 공허함만 있다면?" 이란 질문을 던진 제임스 그레이 감독의 아이디에 공감을 한 브래드 피트가 제작은 물론 주연으로 나섰다고 한다. 영화를 이끌어가는 힘은 외계의 '지적 생명체'를 찾는 것이 아니라 결국은 '가족, 사랑, 인간관계'에 대한 내용이다. 처음부터 '로이'의 심리 묘사와 호흡에 집중하지 않으면 영화 후반에 이야기하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 영화의 장단점은 생각보다 뚜렷하다고 생각한다. 일단 브래드 피트의 연기가 너무나도 뛰어났다. 뛰어난 연기력을 통한 섬세한 심리 상태 묘사는 '브래드 피트는 역시 브래드 피트다' 라는 말이 나오게 했다. 영화의 설정 또한 괜찮았다고 생각한다. 항상 우주 SF영화는 외계인이 나와야하고, 스펙터클 해야하며, 끈 이론, 블랙홀 등등이 나와야만 하는 것이라 생각했던 우리에게 '미지의 공간엔 아무것도 없었다.' 라는 식의 설정은 다른 영화에 비해서 상당히 흥미로웠다. CG를 거의 배제하고, 우주선 내부와 외부 모두 실물 세트로 만들어 촬영했고 태양계 행성의 고유한 명도와 채도를 살리기 위해 필름 카메라로 찍었다고 한다. 그리고 세트를 수직과 수평으로 각각 나눠 제작한 뒤 브래드 피트를 10미터 상공에 매달아 촬영하는 방식으로 무중력 상태를 완성했다.

하지만 이 영화 역시 호불호가 극명히 갈린다. 평범하지 않은 영화라서 그런 것일까. 대중들의 선택을 외면 받았다. 나도 그랬지만, 거창한(?) 혹은 B급 우주 스펙터클 영화를 기대한 영화가 생각과는 달라서 브래드 피트 주연인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객수를 기록하지 못했다. 이 영화가 상영을 했는지도 모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영화 초반부의 주인공 '로이'의 감정선과 심리 묘사를 따라가지 못하면 후반부에 도달해서 내려지는 결론을 이해하고 납득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정말 잘 만든 영화도 초반부에는 몰입도를 유지하기 힘든데, 이 영화는 너무 많은 것을 관객들에게 바란 것이 아닌가 싶다. 

감독이 진짜 말하고 싶었던 것은 '우주'라는 소재를 통해서, 인간이라는 '소우주'를 말하고 싶었던게 아닐까. 

 

 

한줄평


무한한 우주, 유한한 인생 그리고 극한의 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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