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겨울 혹은 찬란한 겨울
어린시절부터 가수 윤하님의 오랜 팬으로써, 소극장 콘서트는 처음으로 참석해보았습니다. 딱히 팬클럽(일명 홀릭스)는 아니였지만 라이트한 팬으로써, 알고있는 노래도 많고 학창시절에 MP3에 꼭 윤하님의 노래를 넣을 정도로 참 좋아했었습니다. 그러다가 '사건의 지평선'이 역주행하게 되고, 잊고 있던 윤하님을 다시 떠올랐고 콘서트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참석하다보니 이번이 벌써 3번째 콘서트네요 ㅎㅎ 아득한 겨울의 한복판에서 이대 ECC 삼성홀에서 펼쳐진 2026 윤하 소극장 콘서트 <빛나는 겨울>을 감상하고 온 후기와 함께 제 생각을 담은 글입니다(주로 준비해주신 멘트들에 대한 제 감상이 심하게 많이 담겨있습니다...^^).


이번 겨울은 눈도 많이 안오고 별로 안춥네? 라고 생각을 했지만,
콘서트를 다녀오고 나니 정말로 아득한 겨울 추위가 밀려온다. 너무 춥다.
그래도 어렵게 구한 이 콘서트로 인해 작지만 따뜻한 온기를 얻어간다.
제작년에도, 작년에도, 그리고 올해에도. 가수 윤하님의 콘서트에 참석했다. 이번에는 소극장 콘서트. 소극장을 가본지 오래됐기도 했고, 소극장 콘서트도 가본적이 없다. 생각보다 멀면서도 가까운(?), 일반 콘서트보다는 훨씬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그래서 더 좋았다. 몸은 불편했지만.
콘서트에 드레스 코드(?)도 있었다. 이름하여 '콩쿨가는 학부모룩'.
근데 공연도 실제로 콩쿨 또는 뮤지컬이나 학예회?, 음악 감상회 같은 느낌이긴 했다.
8곡씩 거의 쉬는 틈없이 노래하고, 잠시 멘트 있고, 또다시 연달아서 노래를 불렀다.
애초에 공연을 많이 가본적도 없지만, 독특했고 신기했다. 음감회 온 것 같은 느낌. 이게 소극장의 맛인가.
그리고 참석시에 이제 포토카드 1종과 파우치 그리고 핫팩도 선물로 나누어주었다.

세션은 총 5명의 적은 수로 담백하게 진행하였고, 전반적으로 겨울 소극장 테마에 맞게 모든 곡들이 선정되었고 그에 따라서 편곡을 하여서 기존의 같은 곡도 색다르게 들을 수 있었다. 소극장이기 때문에 적은 악기들과 하나의 악기 그 이상의 퍼포먼스를 내는 윤하님의 목소리로 극장을 뒤덮었다. 소리가 생각보다 짱짱하고 빵빵해서 좋았다. 하지만 세션들의 소리도 커서 윤하님의 매력적인 저음도 조금은 묻힐 수밖에 없었다. 고음 부분에서도 충분히 잡아먹히는 구간(?)도 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 악기를 뚫어내는 성량은 정말이지... 대단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예전과 창법과 스타일도 많이 달라졌는데, 지금의 그 특유의 이 음을 밀어내는(?) 식의 창법으로 듣는 옛날 노래들이란. 정말 색다른 느낌이였다.
[1월 2째주차 셋리스트]
1. 괜찮다
2. 없던 일처럼
3. Airplane Mode
4. 내 마음이 뭐가 돼
5. 없어
6. Drive
7. 답을 찾지 못한 날
8. Truly
- 멘트 타임 (1)
9. 봄은 있었다
10. 기다리다
11. 느린 우체통
12. 별의 조각
13. 맹그로브
14. Black Hole
15. 코리올리 힘
16. 포인트 니모
- 멘트 타임 (2)
17. Winter Flower
18. 바람 (앵콜)
- 멘트 타임 (3)
19. 사건의지평선 (앵콜)
그렇게 8곡을 내리 부르고는 드디어 윤하님의 인사말을 들을 수 있었다. 단순 인사말뿐 아니라, 이번 공연의 컨셉이 차분하고 가라앉은듯한 그런 분위기를 위해 멘트 또한 준비한게 느껴졌다. 이번 공연을 기획하게 된 의도와 함께 여러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그중에서 기억에 남는 부분은 공연장의 좌석과 비행기 좌석의 유사점이였다. 이렇게 공연을 하다보면 다들 나만 바라보고 있는데 그게 꼭 비행기 좌석이랑 비슷하게 느껴진다는 것. 공연장이나 비행기석나 비슷하게 퍼블릭한 공간이지만 같은(혹은 비슷한) 목적을 가진 개인들이 모인 공간이라는 것. 그리고 그들 모두가 앞만 보고 나아간다는 것. 매우 비슷한 모먼트가 있는거 같다며 소개하는 부분에서 윤하님의 깊은 사고와 예술가적(?) 모먼트를 느낌. 이 얘기가 계속 머리에 맴돌아, 생각이 많아져서 멘트 이후에 다음 곡에서 귀로 소리만 듣고, 머리로는 생각하느냐고 눈이 자꾸 감기게 되었다(점심 겸 저녁을 먹고 들어가서 그런가...ㅎㅎ)
이번 공연의 셋리스트를 알고 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래된 노래 혹은 잘 안듣는 노래는 들어도 잘 몰랐음. 학창시절에 좋아했었던 '봄은 있었다'는 편곡해서 좋은 부분도 아닌 부분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엄청 좋았음. 이번 소극장 콘서트는 4주동안 12회가 진행하기에, 오래 많이 불러야해서 그런지 미친듯한 고음으로 확 지르는 부분은 없었음. 아쉽다. 왜그런걸까? 목상태 안좋나? 오래 해야해서? 그 의문은 공연의 마지막으로 가서 풀렸음('윈터 플라워' 때 지를려고 아껴둔것이였음 ㄷㄷ)
'맹그로브' 곡 시작 전에 사전 연출이 엄청 길었는데 뭐지뭐지?? 하다가 바로 맹그로브의 전주가 딱! 진정한 2부의 시작 혹은 변주(?)를 주려고 시각효과 기존과는 다르게 많이 넣었음. 싱어게인 영향인건지, 의식을 한건지. 충분히 좋은 곡이지만 맹그로브가 들어간 이유는 무엇인지 잘은 모르겠다. 암튼 맹그로브는 곡도 짧은데 뭔가 다들 재즈풍? 관현악 세션으로 하다보니까 약간은 기존 곡보다 템포가 빠르게 느껴졌음. 소극장이라서 그냥 내가 그렇게 느낀걸지도? 맹그로브 곡의 마지막에 모두 함께 폭발적으로 팍!하고 끝!한게 너무 좋았고 깜짝 놀랐음.
'블랙홀'이야 말모. 하지만 나는 이전 두 차례의 콘서트에서 느꼈던(특히 이머시브 사운드가 있던 스물 콘서트) 그 강렬했던 밴드사운드의 블랙홀을 잊지 못한다. 묵직한 다크한 원두 마시다가, 이번에는 산미있는 원두 먹은느낌. 그래도 맛있었다. 그리고 아는 노래는 입으로만(무음) 따라불렀는데 이렇게 내 입이 알고 있는게 신기하면서도 뿌듯했다. 그만큼 '진짜'라는거니깐. 그 다음곡은 '코리올리의 힘'이였는데 이게뭐지뭐지뭐지 노래 제목이 생각이 안나서 곡에 제대로 집중을 못했고 끝나고 나오면서 이노래가 갑자기 머리에 꽂히면서 나왔다. '포인트 니모'도 너무 좋았지만 여기도 확실히 밴드 사운드가 더 나은듯.


또 8곡을 내리 부른 후, 2번째 멘트를 하셨는데 '겨울'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해보게 되는 멘트였다.
겨울에 피는 '윈터 플라워'에 대한 내용들을 팬들에게 설명해주기 위해 공부를 했다고 한다. 겨울에 피는 꽃들에 대하여. '윈터 플라위' 노래 가사에 나오는 '설중매, 수선화, 동백'에 대한 설명도 해주고, 다른 꽃들을 설명해주었음. 1/17 토요일 공연에서는 '한란' 이라는 꽃에 대해서, 오늘은(1/28 일요일) '납매'에 대한 이아기.
그러면서 무엇을 매주차 말할지 고민이라했고 했다. 그리고 하고 싶은 말은, 겨울이 좋지 않았지만 겨울에도 생명이 태어나기도 하는구나. 설중화들을 통해서 알게됨. 윤하님의 15~18년도의 힘들었던 시간들. 어릴때는 이런 공연 중간중간 멘트를 할때 가타부타 자신의 있었던 일들밖에 말할게 없었는데, 이제는 어느덧 시간이 지나 여러가지를 말할수있게 되었다고. 그녀도 보낸 응고의 어려웠던 시절, 겨울의 세월이 있었다고. 그러면서 해주고 싶은 말은 그 감정들 모두 자신의 감정이니 하나씩 하나씩 돌아보고 감싸주자, 치유해주자 라고 이야기 함. 오늘의 공연이 여러분들에게 치유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그리고 우리의 감정들을 너무 버려두거나, 방치하거나, 피하거나, 외면하지말자. 나는 그렇게 들었다.
봄을 위해서 겨울에 준비를 하는 혹은 겨울에 피거나, 겨울 끝자락에 피면서 봄을 맞이하는 '윈터 플라워'들을 통해서 하고 싶은 말은, 때로는 혹한의 겨울을 보내는 이들에게 모두가 그런 시절이 있고 잘 이겨내보자고. '빛이 되어줄게' 라는 노래처럼, 인생의 Bgm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저번 콘서트에 말처럼. 윤하라는 가수가 전하는 묵묵한 응원의 소리가 아닐까 싶다. 그러한 기간을 지나온 선배로써. 앞으로 마지할 나와 같은 사람 혹은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위로의 소리.
윤하님 본인도 '윈터 플라워'일수도. 마지막 앵콜곡 전에 멘트도 자신은 억울하다며, 팬들은 소리소문없이 나타났다가 사라지는데, 자신은 그 소식을 알수없는 자신의 직업이라는 특징이 있다면서. 그녀는 봄이와도 여름이와도 가을이와도 겨울이 와도 자신의 자리에서 올곧이 피어있는 꽃 한송이니까. 많은 사람이 보고, 지나가고, 응원하고, 물도 주고, 욕도 하고 그러지만, 그녀는 자기의 자리에서 가만히 그 자리에서 가만히 있는 꽃이니까. 윈터 플라워가 그녀를 상징하는 것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지나온 과정들, 그리고 또 다시 지나갈 과정들. 인생은 고통이니까. 또다른 차원의 겨울, 시련, 고통이 기다리니깐. 생명이 죽는 계절이기도 하지만 누군가는 또 다른 생명을 잉태하고 피워내기도 한다. 추운 날들에도. '꼭 겨울을 싫어해야만할까' 라는 생각을 처음으로 들게한 공연이였다. 이런게 영감일까.
겨울의 시작은 12월쯤이지만, 12월은 연말연초로 마음이 들떠서 훅훅 지나간다. 하지만 설날 전까지 그 1월의 추우면서 미세먼지도 있으면서 왔다리갔다리 하는 1월의 추운 겨울 어느날. 이런 윤하님의 멘트들. 나와 생각이 매우 비슷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올해의 1월은 퇴사도 있고, 신경치료도 있고 바쁘고 정신없었지만. 그래도 기쁘고 위로받은 윤하의 콘서트 때문에 기분 좋은 1월이 되지않을까 싶다. 정말로 정말로 추운 겨울에 윤하님의 발라드 플레이리스트도 좋고. 26년 1월은 보다 좋은 기억으로 넘어갈수있을지 않을까. 좀있으면 2월이다. 설이 지나고 나면 곧 봄이다.
앞으로 겨울을 좀 더 좋게 생각해볼 수 있을까? 좀 더 긍정적인 부분들을 보면서 말이다. 문득 윤하님의 멘트들을 들으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따뜻한 겨울이 될 수 있을까. 윤하님과, 윤하님의 노래와 함께라면. 몸과 손과 발은 차가울지라도. 귓속에 들리는 노래 소리만큼은, 우리의 마음의 온도만큼은 핫팩의 온기만큼 따뜻하지 않을까.
너무나도 춥고 춥지만, 따뜻한 모순적인 이 계절이 좋아.
때로는 따뜻한 서로의 온기를 느낄 수 있는.
꼭 겨울이 춥기만한 계절은 아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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